반강성고정술

서울 광혜병원은 2022년 말부터 2023년 상반기까지 스프링 로드를 이용한 반강성고정술 환자의 수술 후 경과를 추적했다. 개원 30주년 기념행사로 진행된 이번 연구를 통해 2005년부터 2011년까지 반강성고정술을 시행한 수술 환자를 초청해 특수 엑스레이(X-ray)와 CT 촬영 등으로 검사하고 경과를 분석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척추 앞쪽에 나사산 형태의 원통 케이지인 추간체유합보형재를, 척추 뒤쪽에는 니티놀 스프링 로드에 기반한 바이오플렉스(Bioflex) 추간체고정재를 척추 이식용 의료기기로 삽입했었다.
환자 100여명 중 90% 이상이 수술 부위가 수술 직후 상태 그대로 잘 유지되고 있었고, 수술 부위의 위아래의 연접 마디에 추가적인 퇴행 변화 소견이 거의 없었다. 이는 반강성고정술 이후 평균 15년 이상의 초장기 추적으로 도출된 결과다. 이 같은 결과는 조만간 SCIE급 논문으로 정식 출간을 앞두고 있다.
반강성고정술과는 달리 강성고정술은 추간체고정재로 강성의 일자형 로드를 이용한다. 그 결과 수술 후 5년이 지나면 연접부 퇴행 변화 발생 비율이 약 30%가 넘고, 증상이 없는 연접부 퇴행 변화까지 포함하면 그 비율이 50%에 달한다고 알려져있다. 즉, 강성고정술 환자에게 평균 15년은 적게는 1~2차례, 많게는 2~3차례에 걸쳐 연접부 퇴행 변화로 재수술을 받았어도 이상하지 않을 기간이다.
이는 수술 부위 주변 근조직의 약화나 염증 발생, 지속적인 퇴행 변화 진행과 같은 환자 개인적 요소 외에도 강성고정술에 사용한 일자형 로드의 지나친 강성에 따른 척추 하중 분배 구조의 변화가 가장 대표적인 요인으로 손꼽힌다.

반강성고정술 이후 15년이 경과했어도 90% 이상이 수술한 마디의 위아래 연접 마디 상에 퇴행 변화가 거의 없어 재수술을 받을 필요가 없다는 것은 비단 한국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도 엄청난 결과다. 반강성고정술의 차별점으로는 4가지가 꼽힌다. 먼저 하중 분배 구조의 유사성이다. 기존 강성 고정술은 척추의 앞쪽과 뒤쪽에 분배되는 하중의 비율이 2:8 또는 3:7이었다. 반면 반강성고정술은 정상에 가까운 7.5:2.5 혹은 8:2로 확인됐다.
연접부 퇴행 변화를 최소화한다는 점도 차별된다. 유연성이 높은 니티놀 소재와 스프링 구조 덕분에 반강성고정술은 수술한 마디에서 뛰어난 충격 흡수 능력을 지닌다. 기존의 강성 유합(hard fusion) 대신 연성 유합(soft fusion)이라 부르는 이유다.
분절별 연결 방식의 적용도 다르다. 척추 나사못 머리부에 두 개의 로드가 결합이 가능한 구조 덕분에 수술 부위를 연장하는 재수술이 불가피한 경우라도 기존 삽입된 구조물을 제거하지 않고 해당 연장 마디만 절개해 추가로 연결해 신체적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나사형 긴 원통 스페이서(spacer)의 활용성도 차별점으로 꼽는다. 나사 회전으로 디스크 종판 손상 없이 단단히 케이지가 고정되며, 추체의 단단한 부위에 양 끝이 위치될 수 있는 긴 길이 덕에 안정적으로 디스크 높이를 복원하고 지지한다. 종판 손상과 케이지 이동 없는 골유합과 안정적 디스크 높이 회복 측면에서 더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박경우 서울 광혜병원 대표원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15년 만에 다시 만난 환자로부터 '강성고정술로 몇 차례 재수술을 받은 지인과 달리 지금껏 잘 지내는 본인을 보면 반강성고정술은 정말 최선의 선택이었다'라고 감사의 인사를 받기도 했다"며 "심각하게 척추 수술을 고민하고 있다면 처음부터 재수술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잘 선택하는 것이야말로 건강한 노후 대비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증 이상으로 진행된 척추전방전위증, 척추분절 불안정증, 디스크가 닳아 그 높이가 완전히 낮아질 정도로 심한 디스크 퇴행, 수술적 감압이 필요한 정도로 심한 척추관협착증 등으로 인해 척추 치료 단계의 마지막 방안으로서 수술을 고민하고 있다면 바이오플렉스를 이용한 반강성고정술을 권장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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