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함 무기
하루에도 셀 수 없이 많은 메시지가 전달되는 시대다. 이 중 사람들 머릿속에 각인되고 기억되는 메시지는 손에 꼽힌다. 이 때문에 경영 리더들은 기업이 전하는 메시지가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늘 고민한다.
수많은 이야기가 전달되는 현재 과연 어떤 메시지가 '생존'할까? 벤 구트만의 저서 '단순하게 말하면(원제 Simply Put: Why Clear MessagesWin·Berrett-Koehler Publishers 펴냄)'은 이 질문에 해답을 제시한다.
구트만은 2011년 미국 마케팅 에이전시 '디지털 네이티브 그룹'을 공동 설립하고 2021년 매각하기 전까지 운영했다. 당시 디지털 네이티브 그룹의 고객사는 미국 미식축구리그(NFL), 미디어그룹 컴캐스트 NBC유니버설, 환경단체 '자연보호협회' 등이었다. 현재 구트만은 1인 기업이자 마케팅 자문회사인 '유니스피어 아이디어'의 대표로 있다. 다년간 마케팅 산업에서 일하며 구트만이 내린 명확한 결론 한 가지는 '단순한 메시지가 성공을 이끈다'는 점이다. 저서에서 그가 강조했듯 "가장 효과적인 메시지의 공통점은 단순하다는 것이다."
여기까지 읽은 독자는 '당연한 말 아닌가?'라고 질문할 수도 있다. 심지어 이미 단순한 메시지의 효과를 다룬 도서는 수두룩해서 구트만의 저서가 특색이 없다고도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구트만은 그저 심플한 메시지가 중요한 이유를 설명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단순한 메시지란 무엇인지, 단순한 메시지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인지를 파헤쳤다.

한번 생각해보자. 수많은 경영 도서와 자기계발서가 단순한 메시지의 장점과 효과를 알리지만 구체적으로 이러한 메시지의 특징을 심도 있게 분석한 책은 드물다. 단순한 메시지의 특징을 구체적으로 분석해 사람들에게 이러한 메시지 작성 방식을 알린다는 점에서 구트만의 저서는 다른 도서와 차별화된다.
구트만에 따르면 단순한 메시지에는 다섯 가지 특징이 있다. 유익하고, 집중적이며, 두드러지고, 공감하며, 간결하다. 차례대로 해당 특징을 자세히 알아보자.
첫 번째 특징인 '유익함'은 메시지를 전달받는 사람에게 우선순위를 둔다는 의미다. 구트만은 단순한 메시지는 전달받는 사람의 목표, 욕구, 필요성에 중점을 두고 이를 실현하는 데 도움을 주려 한다고 설명한다.
새로운 무선 전동드릴 광고 메시지를 구상한다고 가정해보자. 공구 회사로서는 강화된 제품 성능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전동드릴을 구입하는 이유는 구멍을 뚫기 위해서다. 보통은 못을 박고 액자 등을 걸기 위함이다. 이 때문에 구트만은 '8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동드릴'이라는 광고 메시지 대신 '당신의 추억을 저장하세요'라는 메시지가 더 강력하다고 설명했다. 전동드릴로 구멍을 뚫어 액자, 사진 등을 벽에 걸어놓고 추억을 저장하라는 메시지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단순한 메시지의 두 번째 특징인 '집중'은 쓸데없는 내용을 다 잘라낸다는 뜻이다. 한 가지 포인트에 집중하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사람들은 본인이 가장 내세우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선택해야 한다. 저서에서 구트만이 예시로 든 집중적인 메시지 중 하나는 미국 대형 유통업체 '월마트'의 슬로건 '절약하고 더 나은 삶을 사세요(Save money, Live better)'다. 이는 소비자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파는 월마트의 신조를 잘 함축한 슬로건이다.
세 번째 특징 '두드러짐'은 메시지가 전달되는 시간, 메시지의 톤 등에 따라 나타난다. 주차금지 표지판을 예로 들어보자. 일반적으로 'X시간부터 Y시간까지 주차금지'라고 적혀 있다. 조금 더 상세하게 표지판을 만든다면 주차금지 요일까지 알릴 것이다. 하지만 이는 너무 평범하고 눈에 띄지 않는 표지판이다. 특정한 자리가 주차금지 구역이라는 점을 확실하고 사람들이 한눈에 인지할 수 있게, 두드러진 메시지의 예는 '해당 자리에 주차할 생각은 하지도 말라'는 직설적인 톤의 메시지다. 이렇게 노골적으로 주차하지 말라는 메시지는 평범한 일반적 주차금지 표지판과 비교하면 훨씬 더 사람들에게 인식된다.
다음으로 '공감하는' 메시지는 이야기를 전달받는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수신자의 언어로 구상된 메시지다. 다르게 표현하면 전문지식 없이도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메시지가 '공감하는' 메시지다. 구트만이 강조하듯 "(개인이) 상식이라고 여기는 것을 다른 사람은 모를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 저서에서 그는 치과의사가 치실을 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두 가지 메시지를 예로 들어 설명한다. 공감하는 메시지는 "치아를 튼튼하게 유지하려면 치실을 사용해야 한다"같이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말이다. 반대로 공감성이 떨어지는 메시지는 "치태가 쌓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치실을 해야 한다"와 같이 전문용어가 섞인 말이다.
단순한 메시지의 마지막 특징은 간결함이다. 이를 듣고 누군가는 '최소한의 단어로 메시지를 구상해야 하는가'라고 생각할 수 있다. "최소한의 단어로 짧은 메시지를 사용하는 것이 해당 특징의 일부지만,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고 구트만은 설명한다. 가장 중요한 내용을 꼭 짚는다는 점에서 두 번째 특징인 '집중'과 비슷하지만, 간결함은 '왜?'라는 질문의 답을 제공한다는 관점에서 비롯된다. 저서에서 구트만이 예시로 든 간결함이 나타나는 메시지는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도널드 트럼프의 구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다. 이는 사람들이 그에게 투표해야 하는 이유를 명확하게 나타낸 간결한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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